🥶 사라지는 겨울 붕어빵, 도시의 온기가 식고 있다
겨울이 다가오지만 거리 풍경은 예전 같지 않다. 퇴근길을 달래주던 고소한 냄새, 손난로처럼 따뜻했던 ‘붕어빵 봉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서울 시내를 아무리 둘러봐도 붕어빵 노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시민들이 직접 만든 ‘붕어빵 지도’ 앱조차 실제 영업 정보를 따라잡지 못할 정도다.
📉 원자재 폭등…‘서민 간식’도 버티지 못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노점상 수는 2020년 6079곳에서 2024년 4741곳으로, 4년 새 약 2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붕어빵 한 봉지 가격은 2개에 1500~2000원으로, 몇 년 전보다 30~50% 이상 인상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 따르면 국산 팥 가격은 500g당 1만3893원으로 전년 대비 34.9% 급등했다. 밀가루·식용유 등 주요 원재료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높은 가격대를 유지 중이다.
| 재료 | 2023년 대비 가격 상승률 | 주요 원인 |
|---|---|---|
| 국산 팥 | +34.9% | 국제 곡물가 상승 |
| 밀가루 | +18.2% | 수입 원가 상승 |
| 식용유 | +12.5% | 전쟁·물류비 증가 |
“붕어빵은 원자재 가격 변동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팥·밀가루·식용유 모두 수입 의존도가 높다 보니 국제 시세가 곧바로 반영되죠.” — 유통업계 관계자
문제는 이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모두 전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비자 저항과 주변 노점 간 경쟁 탓에 결국 소상공인만 희생하는 구조가 된다.
🚫 단속·민원·자리 부족…설 곳 잃은 노점
가격보다 더 큰 고민은 ‘자리’다. 지자체의 거리정비 정책 강화와 민원 증가로, 노점의 영업 공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비공식 노점은 단속 대상이 되고, 정식 허가를 받으려면 까다로운 절차와 비용이 따른다.
“노점상은 임대료는 없지만 단속 리스크가 큽니다. 거리정비와 공공질서도 중요하지만,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공간은 보장돼야 합니다.” — 전국소상공인단체 관계자
🔥 사라지는 추억, 식어가는 도시의 온기
붕어빵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다. 겨울 거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붕어빵은 세대를 초월한 ‘정서의 상징’이었다. 그 풍경이 사라진다는 건 도시의 온기가 식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도 있다.
“붕어빵은 먹거리 이상의 문화적 상징입니다. 그 사라짐은 지역 공동체 연결이 끊어지는 사회적 손실이기도 합니다.” — 도시문화 연구자 이성현 박사
☕ Z세대는 카페로…‘붕어빵의 진화’ 필요
Z세대에게 붕어빵은 ‘추억의 음식’일 뿐이다. 이들은 카페·디저트 브랜드를 선호하며, SNS 인증이 가능한 ‘비주얼 중심 소비’로 이동했다. 이에 대응해 최근엔 ‘슈크림 붕어빵’, ‘초코붕어빵’, ‘프랜차이즈 디저트 붕어빵’이 등장하고 있다.
“이제는 추억만으로 시장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카페형 붕어빵이나 프랜차이즈 디저트로의 진화가 필요합니다.” — 소비자 트렌드 분석가 김은하
그러나 붕어빵 판매는 제조·유통·판매가 한 사람에게 집중된 ‘비정형 구조’다. 대량 생산이나 공동 구매가 어려워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어렵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협동조합 형태로 공동 원자재를 구매하면 원가 부담을 줄이고 전통 간식의 생태계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 “붕어빵, 다시 거리에 서려면…”
거리 미관·위생 관리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도심 속 노점 문화’를 보전할 제도적 틀 역시 필요하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형 야시장’과 ‘임시 판매 허가제’를 통해 노점 문화를 제도권 안으로 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시의 활력은 대형 상권이 아닌 거리의 다양성에서 비롯됩니다. 붕어빵 노점을 단속의 대상이 아닌 ‘도시 문화의 한 축’으로 봐야 합니다.” — 도시계획연구원 박진우 박사
겨울 거리의 붕어빵은 단순히 간식이 아니라 ‘문화’였다. 그 냄새와 온도, 기다림의 시간은 세대를 잇는 감성이었다. 하지만 원가 부담·단속·세대 교체라는 삼중고 속에서 이 작은 간식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 붕어빵 지도 검색 (네이버맵)
🗓 작성일: 2025년 10월 17일
📰 출처: 서울시 통계, aT, 유통업계 인터뷰, 도시문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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